자취를 시작할 땐 늘 설렘이 가득하죠. 나만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살아간다는 것,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일상이 얼마나 기대됐는지 몰라요. 그런데 막상 살아보면 자유는커녕 불편함과 외로움, 예상치 못한 지출들이 줄줄이 따라옵니다. 저도 처음엔 “이제 혼자서도 잘 살아갈 수 있겠지”라는 자신감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걸 왜 진작 몰랐을까’ 싶은 후회들이 하나둘 쌓이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실제로 자취 하면서 경험하고 느낀 자취하면서 가장 후회한 것들을 여섯 가지로 정리해보았어요. 이 글이 자취를 준비 중이거나 이미 자취 중인 분들께 작은 힌트가 되었으면 합니다.
1. 집 계약할 때 너무 급했던 것
첫 자취방을 구할 때, 저는 마감이 다가오는 자취 시작일에 쫓겨 제대로 된 비교도 없이 하루 만에 계약을 했습니다. 중개사 말만 믿고 둘러본 집은 관리비 포함이라 싸 보였지만, 막상 살아보니 보일러 고장, 벽지에 곰팡이, 수도세 별도, 주차 불가, 밤에는 골목이 너무 어두워서 항상 불안했습니다. 처음엔 '싼 맛에 살자'라고 생각했지만, 1년 내내 이 모든 불편을 감수해야 했죠. 지금 다시 돌아간다면, 최소한 3곳 이상 비교하고, 낮과 밤, 평일과 주말 두 번은 방문했을 거예요. 집은 단순한 쉼터가 아니라 일상의 기반이라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죠.
2. 집밥보다 배달음식에 의존한 생활
자취를 시작하고 나서 처음엔 요리에 대한 열의가 있었어요. 계란 프라이 하나라도 직접 해먹으며 스스로 뿌듯해했던 그 시기.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일이 바빠지자 자연스럽게 배달음식에 손이 가더라고요. “오늘만 먹자” 하던 게 일상이 됐고, 한 달 식비가 40만 원을 넘기기 시작했죠. 게다가 배달음식은 대부분 짜고 기름져서 속도 불편하고 살도 찌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위장약을 먹으며 식단을 다시 정비해야 했고요. 만약 자취 초반부터 한 끼라도 집밥을 먹는 습관을 들였다면, 돈도 건강도 지킬 수 있었을 거예요. 지금은 간단한 요리라도 스스로 챙겨 먹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는 걸 몸소 실감하고 있어요.
3. 인간관계의 거리감
혼자 살면서 가장 외로웠던 건 사람과 멀어지는 느낌이었어요. 친구들이랑 자주 만나던 시절엔 몰랐던 감정인데, 어느 순간 누군가를 그리워하면서도 연락은 꺼려지더라고요. 자취방에 틀어박혀 하루 종일 아무와도 말하지 않고 보낸 날이 반복되면, 외로움은 현실이 됩니다. 그러다 보면 점점 사람을 피하게 되고, 연락하는 것도 부담스럽게 느껴져요. 이럴 땐 의식적으로라도 사람들과 연결되려고 노력해야 해요. 저는 이후 매주 한 번은 친구에게 연락하거나, 가족에게 전화를 걸며 마음을 다잡았어요. 혼자 산다는 건 사람과의 거리도 스스로 조절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4. 작은 소비의 누적
자취하면서 놀란 것 중 하나가 “도대체 돈이 어디서 새는 걸까?”였어요. 지출 내역을 정리해보니 하루하루 무심코 샀던 것들—편의점 커피, 야식, 쿠팡에서 주문한 생활용품 등—이 한 달 뒤 통장 잔고를 바닥 내고 있더라고요. 처음엔 소소한 소비라 괜찮다고 여겼지만, 쌓이고 나면 엄청난 지출이 됩니다. 그래서 지금은 '작은 돈일수록 기록하자'는 원칙을 세웠어요. 모바일 가계부 앱을 활용해 매일 지출을 기록하다 보면 불필요한 소비를 스스로 인지하게 되거든요. 작은 돈의 무서움을 자취하며 절절히 배웠습니다.
5. 건강을 방치한 생활 패턴
자취 생활 중 가장 놓치기 쉬운 게 건강이에요. 누가 옆에서 챙겨주는 사람이 없다 보니, 아픈 걸 무시하고 지내다 더 크게 앓는 경우가 많았어요. 감기 하나 걸려도 약도 못 챙겨 먹고, 병원은 미루기 일쑤. 특히 식사를 거르거나, 밤늦게 자는 습관이 몸을 더 지치게 만들었죠. 저도 자취 6개월 차에 위염 진단을 받으면서 처음으로 '혼자 살면 더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사실을 체감했어요. 지금은 아침에 물 한 컵 마시기, 주 1회 장보기, 하루 15분 스트레칭 등으로 조금씩 리듬을 되찾고 있어요.
6. 살림을 너무 늦게 시작한 것
처음 자취를 시작했을 땐 ‘최대한 아껴야지’라는 생각에 기본적인 살림도 제대로 갖추지 않았어요. 행주 없이 손으로 닦고, 수저 없이 일회용 포크로 밥을 먹고, 빨래는 손으로 짜서 말렸죠. 그러다 보니 생활의 효율이 뚝 떨어졌고, 결국 한 달에 한 번씩 물건을 사들이면서 더 많은 돈을 쓰게 됐어요. 지금은 미리 목록을 작성해 꼭 필요한 것부터 하나씩 준비하는 방식으로 바꿨어요. 자취는 처음부터 다 갖출 필요는 없지만, 기본적인 살림 정도는 준비해 두는 게 훨씬 정신적 여유도 생기더라고요.
마무리
자취하면서 가장 후회한 것들 대부분 '몰라서' 혹은 '가볍게 생각해서' 생긴 것들이었어요.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지만,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경험에서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오늘 정리한 자취하면서 가장 후회한 것들은 단지 과거의 실수라기보다, 지금의 내가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준이 되어주었어요. 여러분은 저처럼 먼 길 돌아가지 않길 바라며, 자취 생활이 조금 더 가볍고 행복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